창작 불교 이야기

거절 못하는 사람에게 혜원 스님이 건넨 한 문장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할까 두려워 모든 부탁을 떠안던 마흔두 살 지은이 혜원 스님을 찾아간다. 혜원 스님은 두려움에서 나온 승낙은 자신을 버리는 약속이 되기 쉽다며, 자비에는 자기 자신도 포함된다고 일러준다. 지은은 늦은 밤의 부탁에 처음으로 ‘오늘은 어렵습니다’라고 답하고, 아무도 떠나지 않은 저녁과 늘 마지막에 두었던 자신을 되찾는다.

가상 인물과 대화로 구성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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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원 스님, 부탁을 거절하면 사람들이 저를 싫어할까 봐 늘 제가 다 합니다.”

스님은 지은의 휴대전화에 쌓인 부탁 메시지를 잠시 바라봤습니다.

“마음은 싫다고 하는데 입으로 예라고 할 때, 누구에게 친절한 겁니까?”

“거절하면 이기적인 사람이 되지 않을까요?”

“자비에는 남도 들어가지만 당신도 들어갑니다. 두려워서 한 승낙은 친절이 아니라, 자신을 버린 약속이 되기 쉽지요.”

스님은 작은 종이에 한 문장을 적어 주었습니다.

“오늘은 어렵습니다.”

그날 밤 열한 시, 또 메시지가 왔습니다.

“이번만 제 일 좀 대신해 주세요.”

지은의 손가락이 떨렸지만, 스님이 적어 준 문장을 그대로 보냈습니다.

잠시 뒤 답이 왔습니다.

“알겠어요. 다른 분께 부탁할게요.”

세상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지은은 노트북을 닫고 식기 전에 저녁을 먹었습니다.

다음 주, 지은은 따뜻한 호떡 두 개를 들고 혜원 스님을 다시 찾아왔습니다.

“스님, 한 사람을 잃을까 봐 무서웠는데 아무도 떠나지 않았어요.”

스님이 호떡 하나를 받아 들며 웃었습니다.

“그래도 한 사람은 되찾았군요. 늘 마지막에 두었던 바로 당신을요.”

여러분의 고민도 댓글로 남겨주세요. 스님께 물어봐 드릴게요.